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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시간사용법] 우리는 '관태기'에 빠졌다

강연희 (yhadel**) | 2017-07-30

 




 

 안녕하세요, 마지막 청춘시간사용법으로 찾아온 강연희 에디터입니다. 그간 바쁜 삶에 지친 청춘들이 조금이나마 시간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전하고자 고민해왔는데, 제 마음이 전해졌을지 궁금하네요.이번에도 힘이 빠져버린 청춘을 위한 이야기를 가져왔어요. 마지막까지 제 시리즈와 함께해주세요!





 이중 하나라도 해당되는 항목이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관태기를 겪고 있는지도 모른다.



 ‘관태기관계권태기의 합성어로, 대인관계에 권태를 느끼는 현상을 이른다. 빡빡한 삶에 지친 청춘들이 타인과 맺는 관계에 회의감을 느끼며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는 것이다. 한 포털 사이트의 질의응답 창구만 살펴봐도 혼자 살고 싶다라는 키워드와 연관된 고민사항이 수두룩하다. 홀로 시간 보내는 것은 개인적 취향이다. 그러나 그 원인이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박탈감 때문이라면, 이러한 현상이 결국 인간소외와 결부되는 것이 문제다. 대인관계 자체에 대해 거부감을 느낀다면 결국 사회성 결여와 우울증 등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사실 이러한 증상을 해결할 뚜렷한 방법이 없다. 각자 회의감을 느끼게 된 원인이 다른 데다 사람 마음을 바꾸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에디터 역시 관련 기사를 찾거나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해 봤지만 스스로 인간관계에서 오는 기쁨을 느껴라는 허무맹랑한 답변만 돌아올 뿐이었다.
 
하지만 에디터가 만난 이들은 조금 달랐다. 그들은 본인이 이 증상을 겪었고, 현재는 벗어났다며 자신 있게 말했다. 과연 이 이야기가 절망의 늪에 빠져 홀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청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차례로 대학 새내기인 강신입 씨, 취업 준비로 바쁜 김취업 씨, 사회 초년생 최인턴 씨를 만나보자.



 

얼마 전까지 관태기를 겪었다고요.

강신입 : 대학 생활을 힘차게 보내려 했던 각오와 달리, 제 첫 학기는 갑갑함 그 자체였어요. 낯을 많이 가려서 모르는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 불편했지만, 초반엔 과에 친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OT, 개강총회 등 온갖 모임에 다 참여했었죠. 물론 그렇게 해서 일명 절친들이 생겼어요. 하지만 허탈감이 계속 들더군요. 전 원래 그렇게 활달한 편이 아닌데, 그들과 친해져 보겠다고 밝은 척했고 대화에 껴보려 관심에도 없던 <프로듀스 101>을 보기도 했죠. 하지만 그렇게 사귄 친구들은 좀처럼 편해지질 않았어요. ‘만들어낸 나와는 맞을지도 모르겠지만, 진정한 나와는 아니었거든요. 감정이 상하는 일도 꽤 자주 있었어요. 그들은 장난을 친다고 한 말이 제겐 비수로 꽂히거나, 제가 생각하기에 예의 없는 행동을 해서 화가 나기도 했었거든요.

 

많이 혼란스러웠을 것 같아요.

강신입 : 굳이 대인관계를 위해 내가 이렇게까지 애써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맥도 일종의 스펙이라지만, 이 정도 노력이면 차라리 다른 데 투자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았죠. 그때부터 혼자 수업을 듣고, 밥을 먹기 시작했어요. ‘혼밥, 혼강이라고 부르는 것들? 처음엔 굉장히 편했어요. 억지로 친구들과 어울리려 노력하지 않아도 되니 시간도 절약되고, 감정 소비도 없고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갈수록 더 우울해졌어요. 외롭고, 지루하고, 쉽게 지치고그러다 점점 수업에 나가지 않게 됐어요. 그렇다고 다시 누군가와 어울리긴 귀찮고 싫었어요. 마치 늪에 빠진 것 같았죠.

 

어떻게 이겨나갔나요?

강신입 :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을 읽었는데, ‘무엇보다 친구의 기준을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라는 구절이 있었어요. 각자가 느끼는 최선의인간관계는 다 다르잖아요. 제가 바라고, 바라지 않는 친구의 모습을 노트에 적어보았더니 어느 정도 제 성향을 알 수 있겠더라고요. 그때부터 그 기준과 어긋나는 사람에게 감정을 쏟지 않기로 결심했어요. 개인적으로 전 남을 비난하는 말을 자주 하고 배울 점 없는 유형을 기준 밖의 사람으로 구분 지었어요. 그렇게 정리를 해두니, 친구를 늘여야겠다는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어요.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도 좀 더 편안하게 접근했고, 또 저와 맞지 않는 친구는 쉽게 포기했죠. 본인을 꾸미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인관계를 형성해나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기준에 맞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상처받는 일이 있기도 할 것 같아요.

강신입 : 맞아요. 그래서 또 깨달은 한 가지는 타인에게 지나치게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것! 친구가 이렇게 행동해주고, 저렇게 말해줬으면 좋겠다는 건 오로지 나의 잣대이잖아요. 기대가 클수록 본인이 받는 상처만 커질 뿐이에요.



 

전 취업 씨가 대인관계로 고민할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아는 사람도 많고 친구와 모임도 자주 갖잖아요?

김취업 : , 저 친구 많아요. ‘SNS에서만. SNS에선 친구가 1,000명이 넘고 항상 즐거워 보이죠. 하지만 현실과는 전혀 다르죠. 전 남들과 다를 거 없이 힘들고 우울하고 바쁜, 취업준비생일 뿐이에요. 그걸 인정하기가 어찌나 힘들던지.

 

왜 그렇게 됐다고 생각해요?

김취업 : 지난해부터 수차례 자기소개서를 썼는데, SNS 계정과 팔로워가 몇 명인지 묻는 기업이 많았어요. 대외활동과 인턴을 지원할 때도 마찬가지죠. 결국 이 역시 하나의 스펙이고, 인간관계를 하나의 능력으로 본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때부터 팔로워를 늘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어요. 제가 먹지도 않은 음식 사진을 맛있다라며 업로드하고, 관심도 없던 각종 전시회에 가고요. 우울하고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도 이 감정을 티 내지 않았어요. 채용 기준에 SNS 게시물 내용이 반영되기도 한다기에 항상 자신감 넘치고 밝은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았거든요. 이런 생활을 지속하다 보니, 점점 현실보다 SNS 속의 제가 좋아지더라고요.

 

그러다 언제부터 회의감을 느꼈어요?

김취업 : 그렇게 지내다 보니 경쟁심까지 생겼어요. 제가 팔로우하는 다른 계정의 사람들은 저보다도 훨씬 즐거워 보였고, 또 그것과 비례하게 팔로워도 많고요. 그들을 이기기 위해 들이는 노력도 한계가 있었고, 결국 열등감까지 생기더군요. 그때부터 크나큰 허탈함이 밀려왔어요. 현실의 저와 SNS 속의 저는 참 많이 달랐으니까요. 처음엔 제 자신이 싫다가, 그다음엔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무서워졌어요. 그들은 SNS에서 비쳐지는 나를 좋아하는 것이지, 진짜 나에겐 관심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친구들이 밉다가, 내 탓인 것 같다가, 가족까지 만나기 싫어졌어요.

 

어떤 방법이 관태기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됐어요?

김취업 : 먼저, 저를 돌아봤죠. 그간 스스로를 너무 미워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일부러 제 장점들을 계속 생각해보았어요. 거울을 보면서 외모 하나, 하나 뜯어보며 칭찬했고, 제가 잘하는 점을 꼽았어요. 만나는 지인들에게도 내 칭찬을 해달라고 부탁해 하루 종일 칭찬 공세를 받기도 했죠. 그다음엔 콤플렉스를 이겨내려고 노력했어요. ‘단점부족한 점은 다른 것 같아요. 어떤 이유에서건 본인 모습 중 일부를 단점으로 단정 짓는 건 자기 자신이잖아요. 전 작은 눈과 친근하지 못한 성격을 부끄러워했었는데, 친구들에게 이런 고민을 털어놓으니 다들 전혀 그렇지 않다라며 오히려 더 큰 장점을 짚어내 주더군요. 이런 시도를 꾸준히 반복했더니 자연스레 열등감이 많이 사라졌어요. 점점 더 진짜저를 드러내는 게 무섭지 않아요.



어떤 계기로 관태기를 겪었나요?

최인턴 : 막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기 시작했을 때, 저는 가장 두려운 것이 회식이었어요. 술이 많이 약해서 학교 다닐 때도 술자리는 일부러 피했었거든요. 친구들 사이에서 별명도 알쓰(알콜+쓰레기)’. 그런데 걱정 한가득 안고 참여한 첫 회식에서 일이 터졌어요. 싫어하는 소주를 꾸역꾸역 밀어 넣다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 못 먹겠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상사가 온갖 험한 욕을 쏟아내더군요. 술을 거절했다고 평생 들어보지도 못한 욕까지 다 먹은 것 같아요. 그때부터 회식은 제게 트라우마처럼 자리 잡았죠. 그 이후로는 남들은 손꼽아 기다리는 매주 금요일이 제일 싫었어요. 그날마다 회식을 했거든요. 목요일 밤은 항상 잠을 이루지 못했고, 꿈에는 욕하던 상사가 자꾸 등장해 괴롭혔어요. 점점 회사 가는 것도 꺼려지고, 친한 지인과의 술자리도 끔찍했죠. 술을 먹지 않는 제가 자리에 끼면 분위기를 망치는 것 같아 점점 친구들까지 멀리하게 됐어요.

 

요즘엔 친구들과 모임도 자주 갖고, 회식도 나름 즐겁게 참여한다고 들었어요.

최인턴 : . 이제 스스로 회식 고수라고 자부할 수 있어요. 대인관계에 대한 새로운 신념이 생겼거든요. 허무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내려놓는 것이 답이에요. 이번 기회로 전 제가 어떤 것에 상처받는지 알게 됐어요. 괜찮다고 생각해왔는데, 술에 관련해서 스트레스를 받았었나 봐요. 그래서 예민한 주제가 나오면 속으로 방어막을 쳐요. 스스로에게 내가 상처받는 이야기니까, 주의를 기울이지 말자라고 얘기하죠. 경계태세를 갖추고 있어서 그런지 이런 방법을 이용하면 날아오는 총알이 깊게 박히지 않더라고요. 자연스럽게 다른 얘기로 주제를 돌리는 방법도 터득했고요. 물론 이렇게 해도 앞서 말한 상사는 지나치게 절 힘들게 해요. 그럴 땐 더 두꺼운 철벽을 치죠. ‘그는 어차피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고, 나에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며 내가 어떤 방법을 써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그의 말을 굳이 담아 들을 이유가 없다라고요. 타인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그만큼 본인을 사랑해야 해요. 나를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건 니까요.

 

술을 덜 먹기 위한 팁도 생겼다면서요?

최인턴 : ‘한약을 먹는다, 아프다, 얼마 전 수술을 했다알쓰사이에서 술을 거절하는 방법이라고 거론되는 것이 많죠. 저도 그간 다양한 핑계로 술을 피해왔는데, 제 지금 상황은 그게 통하지 않잖아요. 그래서 먼저 나서 즐거운 척을 한답니다. 말도 많이 하고, 자주 웃고, 친근하게 다가가기도 하고요. 진심이건, 그렇지 않건 그 자리를 즐기려고 노력하면 상대방이 술을 권하는 경우가 훨씬 덜하더라고요. 물론 쉽지 않겠지만,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추천하는 방법이에요.

 

 
 그들의 이야기는 절대
정답은 아니다. 사람 간의 관계란 버튼 없는 엘리베이터처럼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것이라, 이러한 방법이 통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관계에 더 이상 쏟을 힘없이 지쳐버린 건 당신뿐만이 아니며, 꼭 당신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에디터가 만난 세 사람 모두 누구나 겪을만한 어려운 상황을 거쳤고 결국 이겨냈다. ‘관태기에 빠져 외롭고 지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당신에게 이들의 이야기가 위로가 되길 바란다

 

 그간 '청춘시간사용법' 시리즈를 통해 에디터 나름의 시간 활용 팁을 전수하고,  청춘들을 응원하고자 콘텐츠를 만들어왔어요. 소개팅을 위한 뷰티 팁, 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이색 힐링 장소, 이번 기사까지 모두 생생하고 진솔한 정보를 담고자 노력했으니 꼭 한 번 만나보길 바라요. 그동안 제 시리즈와  함께해준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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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희 (yha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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